“파타고니아, 바람이 불 때는 서핑을”을 읽고
“Don’t Buy This Jacket.” 이 도발적인 광고 카피를 기억하는가? 제품을 팔아야 할 기업이 오히려 구매를 자제하라는 메시지를 던지며 전 세계의 주목을 끌었다. 이 광고의 주인공, 파타고니아는 단순한 패션 브랜드를 넘어 창업자 “이본 쉬나드(Yvon Chouinard)”의 경영 철학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그 철학을 담은 책 “파타고니아, 바람이 불 때는 서핑을”은 기업이 이익을 추구하면서도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비록 출간된 지 몇 년이 지났지만, 이 책은 여전히 오늘날 많은 기업들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저자는 이윤 추구를 기업의 가장 중요한 가치로 삼는 대다수의 기업들과 달리, 파타고니아가 환경 보호를 핵심 미션으로 삼고 지속 가능한 혁신을 이루는 과정을 소개한다. 이는 오늘날 ESG(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 경영이 강조되는 시대와 맞닿아 있다.
특히, 파타고니아는 지속 가능성을 중심으로, 친환경 소재 사용, 혁신적 공정 개선, 그리고 환경 보호 활동에 수익의 일부를 기부하는 등의 방식을 채택했다. 단기적인 손해가 있을 수 있었지만, 이는 장기적으로 고객 충성도와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 실제로 필자 주변에도 파타고니아의 철학에 공감하여 다른 브랜드보다 비싼 가격을 지불하며 이 제품을 선택하는 이들이 있다.
책에서 또 하나 돋보이는 요소는 윤리적 경영 문화이다. 저자는 “우리가 하는 일이 직원의 삶과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러한 철학을 경영 전반에 적용했다. 컴플라이언스 측면에서 이는 기업이 내부적으로 강력한 윤리 문화를 구축해야 한다는 점을 의미하며, 직원들이 회사의 가치와 윤리적 기준을 공유하도록 장려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다.
요약하면, 저자는 기업이 단기적 이익에만 매몰되지 않고, 장기적으로 환경과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영을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파타고니아가 그 기치 아래 어떻게 성장해왔는지를 보여준다. 물론 파타고니아의 성공이 그 브랜드의 독특한 위치나 시장 환경 덕분이라는 의구심을 가질 수도 있다. 그러나 저자가 말하는 철학은 오늘날 ESG와 같은 지속 가능성을 중시하는 경영 트렌드와도 맞닿아 있다.
이 책이 전달하는 메시지는 단순히 파타고니아만의 성공 사례에 그치지 않는다. 각 기업이 처한 상황에서 사회적, 환경적 책임을 실천하려는 의지가 있을 때, 장기적으로 고객과 신뢰와 충성도를 얻을 수 있다는 강력한 교훈을 담고 있다. 이윤을 넘어 더 나은 미래를 꿈꾸는 경영자들에게, 그리고 기업의 가치에 대해 생각해본 적 있는 독자들에게도 이 책은 필독서라 할 수 있다. 파타고니아의 철학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수용할지는 각자의 몫이지만, 그 철학이 던지는 물음은 오늘날 어느 기업도 피해갈 수 없는 중요한 과제임에 틀림없다.
한국사내변호사회 경영도서읽기 모임
김민경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