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을 조정하고 사회를 통합하는
이 시대의 진정한 어른이 되고 싶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이찬희 위원장님. 바쁘신 가운데서도 이렇게 저희 ESG신문 창간호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위원장님의 지난 이력을 보면 회원이 3만명이 넘는 대한변호사협회 협회장, 우리나라 굴지의 삼성그룹 전체 기업활동의 준법성을 심사하는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 등 다양한 경력을 보유하고 계십니다. 이 같은 위원장님의 경력을 보면, 환경, 사회적 책임, 거버넌스 등 사회 전반의 윤리경영과 준법성을 중요시하는 저희 ESG신문 창간호에 위원장님을 모시게 되어 너무 영광스럽게 생각됩니다.
1. 위원장님께서는 대한변호사협회장, 삼성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 한국스카우트연맹 총재, 세계한인무역협회 윤리경영위원회 위원장,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 다양한 경력을 가지고 계신데요. 이 가운데 가장 애착이 가셨던 직역이나 본인의 인생에서 가장 빼놓을 수 없는 경력을 꼽으신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지난 경력 가운데 가장 보람있으셨던 일을 꼽으신다면 무엇일까요?
얼마전 이력서를 제출할 일이 있어서 그동안의 경력을 정리해 보았는데, “참 다양하고도 많은 일들을 하면서 살아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초등학교때 링컨 대통령 전기를 읽고 변호사가 되겠다는 꿈을 가진 이후 단 한번도 변함없이 그 꿈을 키워오다 결국 변호사가 되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꿈꿔왔던 일이고 적성에도 맞아서 젊은 시절 변호사로서 정말 미친듯이 일했습니다. 서면을 쓰면서 숱하게 밤을 새웠고, 전국 법원과 검찰을 돌아다니면서도 피곤한 줄 모르고 행복했었습니다. 사건은 의뢰인이 가장 잘 안다는 일념으로 아무리 바쁘고 힘들어도 의뢰인이 미팅을 요구하면 주말을 포함하여 언제나 흔쾌히 시간을 냈었습니다.
바쁜 변호사 업무를 하면서도 각종 위원회 참여와 같은 다양한 사회활동과 특별검사팀이나 대학강의 등 공익활동을 병행하였습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한 것 같지만 서울지방변호사회장이나 대한변호사협회장은 물론이고,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세계한인무역협회 윤리경영위원회, 로스쿨 객원교수로서 법조윤리 강의 등은 모두 법률 전공과 경험에 기반한 것으로서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혹시 감투 욕심이 많은 건 아닌가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어떤 조직이나 단체가 어려움에 처하여 도움을 요청하면 부탁을 잘 거절하지 못하는 성격 탓에 관여한 것입니다. 제가 대한변호사협회장과 서울지방변호사회장을 할 때는 사법시험 존폐 논란을 둘러싸고 사시와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간의 갈등이 극에 달해 있을 때였고, 그 이전부터 존재하던 기성변호사와 젊은 변호사, 로펌과 중소 법률사무소, 서울과 지방, 민변과 한변 등 수없이 많은 내부적 갈등에 더하여, 사법개혁의 일환으로 법원, 검찰, 경찰의 개혁을 둘러싸고 정치권이 촉발하는 외부적 갈등까지 정말 극한 갈등과 대립의 시기였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언론에서 민변과 한변 모두로부터 인정받는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인물로 평가받고, 지금도 만나는 많은 변호사님들과 외부 분들로부터 제가 협회장을 할 때 대한변협이 가장 합리적으로 신뢰성있게 잘 운영되었다는 칭찬을 들을 때 고생에 대한 보상을 받은 것 같아서 기쁩니다. 하지만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데 4%에 해당하는 4년이나 대한변호사협회장과 서울지방변호사회장으로 봉사하였으니 다시 변호사회 일은 하고 싶지 않습니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업무는 국내 최대 기업이자 글로벌 기업인 삼성의 운영과 준법시스템에 대하여 직접적이고도 폭넓게 경험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준법지원인 내지 준법감시인으로서의 역할을 포함하여 기업의 법치주의를 실현하는 첨병으로서 사내변호사님들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체감하고 있으며, 또 그 업무를 묵묵히 성실하게 수행하는 모습을 보면서 깊은 감동을 받고 있습니다. 앞으로 다른 선진국들처럼 변호사 활동의 큰 축이 기존의 법원, 검찰과 변호사 사무실 중심에서 기업으로 폭넓고 빠르게 이동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삼성의 많은 사내변호사님들을 만날 때마다 한국사내변호사회 활동에 적극 참여하여 정보교환과 소통의 시간을 가질 것을 권유하고 있습니다. 제 경험으로 미루어 보건대 향후 법조계를 이끄는 큰 두 축은 로펌과 기업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열손가락 중 깨물어 아프지 않은 손가락이 없듯이 지금까지 활동하였던 모든 경험이 전부 소중하고 저의 성장에 자양분이 되어 가장 보람있었던 일 하나를 꼽기는 어렵지만, 최근 참여하고 있는 한국스카우트연맹 업무에서도 큰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바로 우리의 미래인 청소년을 건강하고도 건전하게 육성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초중등학교 시절 보이스카우트 활동을 하였지만, 한동안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가 2023년 새만금스카우트세계잼버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법률전문가로 평가받아 부총재로 참여하였는데, 단체가 어려움을 겪게 되자 총재의 중책까지 맡게 되었습니다. 무보수를 넘어 심지어 해외출장 항공료와 숙박비까지 자비로 부담할 정도이고, 업무량도 만만치 않아서 처음에는 완강하게 고사하였으나 역시 거절을 잘 못하는 성격 탓에 맡게 되었는데 초롱초롱한 눈망울의 청소년들과 자원봉사로 참여하는 지도자들의 열정과 헌신을 곁에서 지켜보면서 정말 큰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저는 세상 모든 일은 열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 가지 일을 잘하는 사람은 다른 일도 잘한다는 말을 믿습니다. 저한테는 부모님이 재산 대신에 이런 열정 DNA를 물려주신 것 같아서 감사하는 마음으로 체력이 허락하는 한 주어진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2. 위원장님께서는 다양한 분야의 경험을 토대로 우리 사회의 리더역할을 하고 계신데요. 위원장님의 다양한 경험담을 토대로 리더십의 정수라고 생각하시는 스스로만의 노하우가 있으시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위원장님께서 생각하시기에 좋은 리더와 나쁜 리더의 기준은 무엇이 있을까요?
저는 진실한 소통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변호사를 하면서도 “의뢰인은 항상 옳다”라는 생각에서 사실관계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의뢰인의 말을 충분히 들으려고 노력하였습니다. 관여하고 있는 어떤 조직이나 단체에서 갈등이 발생하면 양쪽의 이야기를 모두 균형 있게 들으려고 하였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들어주는 것 자체만으로도 마음이 풀어져서 갈등이 해소되는 경험도 많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세상 모든 일에 선입견을 가지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것 역시 변호사 업무를 하면서 “사건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라는 것을 배웠기 때문입니다. 1심과 2심 모두 패소하여 결과가 거의 예상되었던 사건을 대법원에서 뒤집거나 중대범죄로 구속 기소된 의뢰인에게 무죄 선고를 받게 해준 경험들이 쌓이면서 실체적 진실은 우리가 보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끝날 때까지 소통하고 고민하는 습관을 가지려고 하였는데, 이러한 소통과 숙려가 저에게 계속해서 어떤 조직이나 단체의 리더 역할이 주어지는 것이 아닌지 생각해봅니다.
좋은 리더와 나쁜 리더는 무엇을 우선시하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 같습니다. 좋은 리더는 자기가 속해있는 조직을 우선하고, 나쁜 리더는 사익을 우선한다고 생각합니다. 조직과 함께 일하는 구성원을 우선하게 되면 모든 업무를 원칙에 따라 객관적이고 균형있게 처리하게 됩니다. 사익을 우선하게 되면 원칙에 눈감게 되고 타인의 희생으로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게 됩니다. 조직을 우선하는 리더는 구성원에게 “내가 이 훌륭한 조직의 일원이다”라는 자부심과 “우리는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키워주지만, 사익을 우선하는 리더는 자신의 지식과 경험에 매몰되어 구성원들의 소속감과 성취욕구를 무시하게 되어 조직을 망가뜨린다고 봅니다.
3. 제 2,3기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을 연임하시면서 수장 역할을 맡아 오셨는데, 전 사회적인 관심의 대상인 만큼 지난 시간이 쉽지만은 않으셨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삼성 준법감시위원장으로서 지난 시간에 대한 소회, 중책을 맡으시면서 가장 어려우셨던 점, 삼성지배구조개선의 해법을 한마디로 요약하기는 어려울지라도 지난 시간 동안 생각하신 해결책 등 혜안을 공유해주신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앞으로 남은 재임기간 동안 이것만은 꼭 해결하고 싶으신 과제 및 포부가 있으시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삼성은 국가 경제의 가장 큰 축을 담당하는 국내 최대의 기업이자 글로벌 넘버 원을 목표하는 기업입니다. 평생을 법조인으로만 살아온 제가 이런 의미 있는 최고 기업의 준법경영을 확립하는 엄청난 업무에 참여한다는 것이 처음에는 두려웠습니다. 하지만, 제가 담당하는 업무는 ‘경영 전반’이 아니라 그 중에서 ‘준법경영’이라는 한 파트입니다. 물론 준법과 경영은 전혀 별개의 것이 아니라 2인3각처럼 함께 호흡을 맞추어 앞으로 나가는 관계입니다.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 말처럼, 처음에는 경제 용어도 제대로 몰라 하나씩 배워가면서 업무를 보느라 힘이 들었지만 이제 3년차가 되니 어느 정도 전문성과 이해도가 생겨서인지 큰 어려움은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본연의 역할을 하면서 정착하게 된 것은 최고 경영진을 포함한 회사의 철저한 독립성 보장과 전폭적인 신뢰 및 지원 때문입니다. 많은 기업들이 유사한 위원회 조직을 가지고 있지만 아직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면 위와 같은 전제 조건이 충족되고 있는지를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현재 삼성의 준법경영이 제대로 되고 있느냐는 분들께 아직 100% 완벽하지는 않아 여러 이슈들이 발생하고는 있지만, 삼성의 준법경영은 글로벌 기준에도 부족하지 않은 국내 최고 수준이라고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또한 장기간 계속되는 최고경영진에 대한 사법리스크가 삼성의 발전을 가로 막는 가장 큰 장애물 중 하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정치적 필요에 따라 기업을 압박하여 동원하고 정권이 바뀌면 기업을 단죄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상황 속에서 삼성이 외국의 글로벌 기업들과의 전쟁 같은 경쟁 속에서 살아남고 성장하기를 기대한다는 것은 모순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배구조를 수평적과 수직적으로 분류한다면, 삼성은 현재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의 분리 등을 포함한 이사회 기능 강화, 사외이사의 독립성 보장, 준법지원인과 준법감시인의 역할 보장 등 수평적 지배구조와 관련하여서는 단언컨대 국내 어느 기업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봅니다. 삼성물산과 삼성생명 그리고 삼성전자로 이루어진 수직적 지배구조와 관련해서는 기업의 존립과도 관련된 너무도 어려운 문제이기에 쉽게 해법을 찾아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치권과 사회단체 등 일각에서 마치 뾰족한 해법이 있는 것처럼 주장하여 막상 만나보면 한 부분만을 고려한 것이고, 여러 결과까지 심도있게 고려한 것이 아니어서 실망한 적도 많습니다. 제가 살아오면서 소통을 가장 중시한다고 계속 말하여 왔는데 혹시라도 삼성의 수직적 지배구조개선에 대하여 좋은 해법을 가지고 계신 분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환영하니 만나서 깊은 대화를 나누었으면 합니다.
4. 북한법과 납북경제협력법 등 북한 문제에도 정통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남북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신 계기가 있으시다면요? 향후 북한문제를 해결하는데 법조인이 기여할 역할은 무엇이 있을까요?
북한법을 연구하고 대학원에서 강의도 하며, 다양한 관련 단체나 위원회 활동을 통하여 과분하게 북한 문제에 정통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아직도 북한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여 전문가로 평가받기에는 미흡합니다. 다만, 통일은 반드시 이루어야 할 우리의 과제이고 소명이기에 법률가로서 이를 미리 준비하는 것은 필요하다는 점에서 항상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고 있습니다.
제가 북한법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2015년과 2016년에 노르웨이 베르겐에서 개최된 국제인권단체 학술회의에 서울지방변호사회를 대표하여 참여하면서입니다. 저도 북한법과 북한 문제에 대하여 어느 정도 안다고 생각했는데, 그 학술회의에 참석한 외국 법률가들과 시민단체들의 폭넓고 심도 있는 북한 문제에 대한 지식과 정보에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외국인들도 우리 민족의 문제인 통일에 대하여 저런 정도의 지식과 정보를 가지고 있는데 대한민국의 법률가로서 부끄러웠습니다. 그때부터 북한 문제와 관련된 학회나 단체에 참여하면서 자연스럽게 북한법에 더욱 큰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게 된 것입니다.
5. 법조인 배출이 늘어나고, AI 등 신기술이 등장하면서 법조시장도 격동기를 겪고 있습니다. 향후 법조시장의 변화를 어떻게 전망하고 계신지요? 격변하는 법조시장에서 우리가 반드시 갖추어야할 경쟁력 및 비전은 무엇이 있을까요?
얼마 전 부장판사 출신의 변호사 후배가 AI를 이용하여 판례와 법률을 검색하고 서면을 작성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현재 AI가 어느 정도 효율적이고 실현 가능한 영역인지에 대하여 반론도 제기되고 있지만, 최소한 법률 분야에 있어서는 현재 수준의 AI 기술로도 종전의 패러다임이 완전히 뒤집힐 수 있는 혁명적인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활동을 하기 전까지는 소수 엘리트인 법조인이 가장 우수한 사회의 리더라고 생각하였는데, 경영이나 경제의 세계를 접해보니 얼마나 우물 안 개구리였는지 절실하게 깨닫게 되었습니다.
사실 법조인이나 의사로 대표되는 전문직의 특성 중에는 일반 국민 생활과 동떨어진 용어의 특수성, 어려운 자격시험을 통한 엄격한 검증과정, 엄청난 진입 장벽 안 소수인력의 독점 등도 들 수 있는데, 바로 이런 특성 등이 AI에 의하여 상당 부분 대체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방사선 자료의 판독이나 환자의 상태에 대한 질병 분석의 정확도에서 인간 의사가 AI를 능가할 수 없듯이, 일반 국민이 접근하기 어려운 법률과 판례의 검색과 기본적인 계약서와 소송서류의 작성 등에서 이제는 AI를 통하여 훨씬 빠르고 정확하게 접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AI를 무조건 배격하고 변호사의 직역 수호만을 외친다면 시대에 뒤떨어진 유교사상과 쇄국정책으로 암담한 국가의 미래를 만든 개화기 조선의 폐해가 반복될 것입니다.
6. 법조인 선배로서 후배 법조인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으시다면요? 좋은 변호사가 되기 위한 자질 및 덕목은 무엇일까요?
더 이상 시험 한번 잘 봐서 평생이 보장되는 시대는 지나갔습니다. 이제는 법조계도 변해야 합니다. 격변하는 법조시장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끊임없이 자신을 개발하고 발전시켜야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제 변호사는 주어진 파이를 더 잘게 쪼개서 나누어 먹는 시장과 새로운 파이를 만드는 시장에 참여하는 부류로 나뉘어 질 것입니다. 본인이 꿈꾸어 왔던 것이 어떤 종류의 변호사였는지에 따라 선택이 달라지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법조인이 되기 위해 쏟은 뼈를 깎는 절제와 자기 관리, 오랜 기간 동안의 투자와 노력, 그리고 국가적으로도 우수한 인력자원의 효율적인 활용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후자에 참여할 것을 권유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AI가 절대 대체할 수 없는 법조인으로서의 자질을 갖추는 것이 필요합니다. 바로 변호사법 제1조가 규정하고 있는 “기본적 인권 옹호와 사회정의 실현”이라는 변호사의 사명에 충실한 것입니다. 따라서, 좋은 변호사가 되기 위해 갖추어야 자질과 덕목은 AI시대이냐를 불문하고 “인권감수성, 전문성, 열정과 헌신”이라고 생각합니다.
7. 다채로운 경력을 가지신 만큼 앞으로 법조인으로서 이루고 싶은 소망이 또 있으실지 의문이지만, 향후 법조인으로서 이루고 싶은 소망이 있으시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어른이 되고 싶습니다. 그동안 정치를 하면 잘 할 것 같은데 정치에 참여하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여야로부터 수없이 많이 받았지만 전부 완강하게 고사하였습니다. 누구를 공격하고 싸우는 정치가 저의 성향과도 맞지 않지만, 국민을 통합하는 것이 아니라 극한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는 현 정치판에 뛰어 들어서 지금까지 쌓아온 이미지를 날려버리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저는 지금까지 법조, 경영, 사회, 문화, 교육 등 다양한 영역에 적극적으로 관여하면서 많은 경험을 쌓아왔습니다. 아직은 나이나 경력에서 어림없지만 조금 더 경험과 지혜를 축적하여 지금과 같은 극심한 갈등 국면에서 사회를 통합하고 조정하는 어른의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물론 제가 그 역할을 하기 전에 우리 사회가 소통하고 화합하는 상황이 된다면 더욱 좋겠지만, 만일 제가 할 역할이 있다면 최선을 다하고 싶습니다.